[글마당] 희망
어느 가을날 소리 없이 몸으로 우는 단풍나무 주변에 얽힌 흙덩어리 부수어내다 환하게 피어난 산딸기 한 송이 보았네 새빨간 색 분노처럼 타오르고 그 옆에 갈쿠리 모양의 나뭇잎, 보라색 히스, 민들레 꽃잎 한 덩어리 되어 여린 등줄기 속살 분지르며 축축한 공기 하늘로 밀어 올리네 컴컴한 땅속- 훈훈한 향기 빵처럼 부풀어 오르며 차고 넘치는 공기 아득히 높기만 하네. 희망은 언제나 무쇠도 녹이는 발효의 작은 점에서 오는 찬란한 힘! 이춘희 / 시인·롱아일랜드글마당 희망 보라색 히스 민들레 꽃잎 등줄기 속살